이집트서 진땀 빼는 LG전자, 중동 사업 어쩌나

입력 2017-03-28 10:20 수정 2017-03-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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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EG, 지난해 2490억 순손실… 1년 만에 적자 규모 2000% 확대

프리미엄 가전을 내세워 중동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LG전자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이집트 법인에 발목을 잡혔다. 중동 최대 인구 보유국인 이집트의 국가 재정이 갈수록 악화되며 중동 사업의 전략 요충지에서 ‘계륵(鷄肋)’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에서 TV를 생산·판매하는 이집트 법인(LGEEG)은 2015년 112억1200만 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 2490억21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매년 100억 원대였던 적자가 갑자기 2000%나 확대되며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진 것. 이집트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등 경제 상황이 악화되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집트는 인구 8500만 명 가운데 10%가 연소득 1만 달러 이상이며 20개국으로 구성된 동남부 아프리카 공동시장(COMESA)와 17개국이 회원인 범아랍자유무역협정(GAFTA)을 이끄는 ‘형님’ 나라다.

LG전자는 1990년 이집트 북부 항구도시 이스마일리아에 생산 법인을 설립해 그다음 해부터 TV 부품 제조를 시작했다. 이집트를 주요 거점 삼아 중동 아프리카에 처음으로 한국 공장을 설립해 주목을 받았다. 2001년에는 판매 법인을 설립하고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인구의 90%가 이슬람교도인 점을 고려해 코란을 읽어주는 현지화된 TV도 출시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최근 이집트가 외환 고갈과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 하락, 물가 상승, IMF 지원 등이 겹치며 이집트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적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달러 현금 조달이 어려운 점도 장애물로 꼽히며 LG전자도 최근 3년간 손실폭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LG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적자폭을 메운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이집트가 포함된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숍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차국환 LG전자 중동아프리카지역대표 부사장은 “체험 공간과 편의 공간을 극대화한 프리미엄 브랜드숍을 통해 중동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시에 LG전자의 프리미엄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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