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최근 증권사 등 금융업체들로부터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롯데제과 지분 6.8%와 롯데칠성 지분 1.3%를 압류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지분의 가치는 2100억 원으로 신 전 부회장이 앞서 지난 1월 말 신 총괄회장에게 부과된 2126억 원의 증여세 대납 금액과 일치한다.
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말 ‘채무자 자격의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부터 재산에 대한 즉시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를 받았다. 모 법무법인의 공증을 받아 지난달 15일 작성돼 20일께 신 총괄회장에게 도착했고 채무자는 신 총괄회장, 채권자는 신 전 부회장으로 명시됐다. 즉 신 전 부회장이 한 달여 전 2000억 원 이상의 돈을 신 총괄회장에게 빌려줬는데, 빌려준 돈을 받는다는 명목으로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잡은 것이다.
롯데 측은 신 전 부회장의 이러한 행태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를 모시면서 신 총괄회장의 경영 복귀를 주장해 왔는데, 이와 달리 신 총괄회장에 대한 ‘한정후견인’ 지정이 확정되기 전에 경영 복귀의 기반이 되는 지분을 변칙적으로 확보하려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것이다. 또 증여세를 5년간 1%대 금리로 나눠 낼 수 있음에도 굳이 돈을 빌려줘서 4%대 금리로 완납하게 한 것도 문제 삼았다.
그룹 관계자는 “건강이 안 좋으신 아버님 재산을 변칙 압류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해 원인을 무효로 하는 법률적 조치를 마련해 총괄회장의 부당한 손해를 막을 것”이라며 “성년후견인제 최종심을 앞두고 법의 맹점을 파고드는 있을 수 없는 강제집행과 압류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 측은 이번 압류로 지분 변동이 있더라도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롯데알미늄(15.29%)에 이어 신 총괄회장(6.83%), 신 전 부회장(3.96%), 신 회장(9.07%)이 갖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롯데알미늄이 신 회장의 우호 지분이어서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칠성은 신 총괄회장 지분(1.30%)이 미미한 데다 신 회장(5.71%)과 신 전 부회장(2.83%)의 지분 격차가 있고 롯데제과, 롯데알미늄, 호텔롯데 등 계열사가 34.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