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강세장에 접어든지 9일(현지시간)로 8주년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지금의 강세장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춘에 따르면 증시는 지난 2009년 3월 9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저점을 찍은 후 이날까지 무려 8년간 약 250% 뛰었다. 샘 스토발 CFRA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로 긴 강세장이며 S&P500 종목 가치도 두 번째로 높다”고 설명했다. CFRA에 따르면 현재 S&P500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로, 2000년 IT 버블 당시의 30배에 이어 두 번째다. 이런 시장의 열기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의 지난해 12월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말 S&P500지수가 2340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미 지수는 이 수준을 뛰어넘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을 일깨웠다”며 “트럼프의 성장 어젠다에 투자자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감세와 인프라 투자,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로 S&P500지수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11% 상승했다.
US트러스트의 조 퀸란 수석 투자전략가는 “8년 전과 오늘날의 분위기는 극단적으로 반대다. 대단히 극적으로 바뀌었다”며 “지금 시장이 너무 뜨겁게 타오르지만 않는다면 대규모 감세와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새 사상 최고치로 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올 들어 지금까지 글로벌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에 915억 달러(약 106조1400억 원)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다음 날인 1일 SPDR S&P500 ETF에만 8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관건은 이런 강세장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1,2월 강세에도 연말 예측치를 크게 상향 조정하지 않는 등 신중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블룸버그의 이달 조사에서 연말 S&P500지수 예상치는 2350으로 지난해 12월보다 불과 10포인트 올랐고 현재 시장 수준보다도 낮다. 트럼프의 정책에 시장은 호감을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의회에서 그의 정책이 통과될지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 아울러 감세 등 트럼프 정책이 효과를 내는 시기는 2018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이런 신중함에 일조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펀드매니저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트럼프 신기루에 너무 빠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금융위기 이후 부채가 너무 늘었다. 미국의 부채는 현재 65조 달러에 이른다”며 “이는 마치 울퉁불퉁한 길에 니트로글리세린(다이너마이트 주성분)을 한 트럭 싣고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