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서민 가계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으나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사치품 브랜드의 인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백화점에서 프랑스 초고가 사치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5%나 급증했다. 에르메스의 매출 신장률은 샤넬 9.8%, 루이뷔통 3.2%보다 단연 높다.
주요 제품의 가격대는 에르메스가 1400만~7000만 원으로, 400만~1000만 원대인 샤넬이나 100만~500만 원대인 루이뷔통보다 훨씬 비싸다.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에르메스의 주력 제품인 버킨백의 국내 판매가는 1400만~1500만 원대이며, 또 다른 인기 제품인 켈리백의 가격도 1300만~1400만 원대다. 이들 제품은 고가임에도 사려는 대기수요가 워낙 밀려있어 매장에서 주문을 하더라도 최소 2~3년은 기다려야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B백화점에서도 지난해 매출 신장률이 에르메스가 17%로 가장 높았으며, 샤넬은 14%, 루이뷔통은 -2%로 차이를 보였다.
한편 유통업계에서 흔히 3대 명품으로 일컬어지는 이들 사치품 브랜드들은 모두 비상장 유한회사다. 주식회사와 달리 구체적 재무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매출이나 순이익 등이 베일에 가려있다.
이들이 국내에서 어떤 제품을 얼마나 많이 팔았는지, 전체 수익금 중 본사 배당률이 얼마나 되는지, 한국 사회에 기부는 얼마나 하는지 등의 정보를 전혀 알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국 사치품 시장에서 매년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기부금 등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 유한회사 형태를 고집한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