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도 사람들이 가진 경험과 콘텐츠에 지불하는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21일 서울 을지로의 어느 창업가 교류공간에서 만난 이유경 프로파운드(Profound) 대표(38)는 회사에 대해 “비즈니스 컨설팅이 필요한 기업들을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과 매칭해주는 플랫폼”이라고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9월 설립된 스타트업 프로파운드에는 컨설턴트 출신인 이 대표의 오랜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업은 업무 과정에서 다양한 난관을 맞닥뜨린다”며 그는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기업이 기꺼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내고 비즈니스 컨설팅을 받는 이유다. 그러나 스타트업을 비롯해 대부분의 기업은 의사결정 전에 가진 정보량이 낮을 뿐더러 전문 컨설팅을 받을 여력이 안 된다. 프로젝트 단위 컨설팅 외에도 그때그때 조언해주는 스팟(spot)성 컨설팅이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전문가들은 제각기 영역에서 흩어져 일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업들의 컨설팅 수요와 전문가들의 지식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불러들여 도움을 주고받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프로파운드를 창업하면서 이 대표는 전문가와 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나 딜로이트, 에델만 등을 거치며 알게 된 지인들에게 서비스를 알리고,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현재 프로파운드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지에 6만3000여 명에 달하는 전문가 풀을 확보하고 있다. 전문가 검색창에서 ‘해외영업’, ‘재무회계’, ‘자금조달’, ‘대정부관계’ 등 키워드를 입력하면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 목록이 뜬다. 기업이나 개인은 필요한 경력을 갖춘 이를 선택해 컨설팅을 요청할 수 있다.
“프로파운드 전문가들의 스팟 컨설팅은 컨설팅 기업의 100분의 1 가격에 제공된다. 현재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라 10년차 전문가는 시간당 30만 원의 자문료가 책정돼 있다”고 이 대표가 설명했다. 최저 가격에 최고의 컨설팅을 제공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비결은 프로파운드의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 그는 “수요와 공급의 매칭이 일어나는 ‘마켓플레이스’에 ‘소셜네트워크’를 결합하면 프로파운드가 채택한 ‘마켓네트워크’ 모델이 된다”며 “프로파운드는 수요자인 기업과 공급자인 전문가의 네트워킹을 도와주고 양쪽에서 10%의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우리 사회도 일본이나 미국처럼 전문가들의 지식에 접근하는 방식과 지급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프로파운드는 이런 변화에 발맞추고 도와주는 플랫폼 서비스가 되고자 한다”며 “프로파운드를 통해 많은 기업이 온디맨드(on-demand)로 다양한 정보를 구하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