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S&P500지수 종목의 시가총액이 13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20조 달러(약 2경2818조 원)를 돌파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낙관론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고 기업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뉴욕증시 강세를 이끌었다고 FT는 설명했다. S&P를 포함해 다우와 나스닥지수 등 3대 지수가 이날 3거래일째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심지어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S&P지수는 지난 1년간 25% 올라 시가총액이 3조6000억 달러 증가했다. 특히 지수 상승분의 약 5분의 2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극적으로 승리하고 나서 이뤄진 것이다. 투자자들은 사업가로 잔뼈가 굵은 트럼프가 감세와 규제완화, 재정지출 확대 등 친성장 정책을 펼쳐 미국 경제성장을 가속화하고 인플레이션을 촉진해 기업 매출도 늘릴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했다.
짐 폴센 웰스파고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에서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을 부활시키는 여러 요소들이 결합하는 순간을 처음으로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20조 달러 돌파에는 S&P 지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애플의 주가 상승이 큰 기여를 했다고 FT는 전했다. 애플은 이날 주가가 133.29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며 시가총액은 7000억 달러에 육박하게 됐다. 이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월마트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수요 회복에 힘입어 지난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하고 나서 주가가 오름세를 탔다.
애플을 포함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 버크셔해서웨이 아마존 등 5대 기업이 S&P 시총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쏠림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 1년간 주가 상승폭이 최소 15% 이상이었고 그 중 아마존은 60%나 뛰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밝은 전망이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애플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2.7%로 전분기의 1.6%에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실적도 견실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보다 5% 증가했다. 이는 1년이 넘는 감소세에서 탈출했던 지난해 3분기의 3.1%보다 증가폭이 커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