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퍼니싱 시장이 급성장세다. 자기표현에 적극적인 20~30대 1인 가구가 늘고, 신혼부부 사이에서 가구엔 돈을 덜 쓰고 소품을 이용해 집을 꾸미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홈퍼니싱이란 소형 집기나 조명·인테리어 소품 등을 활용해 스스로 집을 꾸미는 행위를 말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업계 추산 2008년 7조 원 규모에서 2015년 12조5000억 원, 2023년에는 18조 원까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랜드의 패스트 리빙숍 버터는 최근 셀프 인테리어의 열풍으로 국내 리빙 시장에 확실히 자리 잡았다. 버터는 2014년 9월 홍대 1호점을 시작으로 서울과 경기, 대전, 부산 등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하여 현재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버터는 올해 전국 매장을 40여 개로 확대하고 매출액 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 버터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버터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1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다양한 리빙, 팬시 용품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홈퍼니싱 업체들도 최근 1년 새 한국에 굵직한 매장을 냈고, 일부는 국내 주요 업체와 손을 잡고 홈퍼니싱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업체 ‘미니소’와 덴마크업체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이 서울 중심지에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8월 서울 신촌에 1호점을 연 ‘미니소’는 2013년 일본인 디자이너가 창업한 생활용품 브랜드다. 2014년에 중국과 홍콩 자본에 대주주 지분이 넘어갔다. 이 브랜드는 화장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문구 등 2만여 개가 넘는 제품을 판매하며 매달 300여 개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미니소는 올해 국내에 12개 매장을 추가로 내고 내년부터 매년 100개씩 매장을 늘려 5년 안에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도 지난해 8월 명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에 국내 1호점을 열었다. 이곳은 가격이 유럽보다 30% 저렴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내년까지 11개 매장을 열어 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의 목표다.
해외직구도 홈퍼니싱 열풍이다. 신세계몰 해외직구 전문관의 홈퍼니싱 매출 역시 지난 1년 새 10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신세계는 그동안 패션에 치중돼 온 해외직구 시장 홈퍼니싱에 눈뜬 20~30대 젊은 엄마들을 위해 북유럽 인테리어 중심의 최신 생활용품 트렌드를 소개하고 홈퍼니싱 시장에도 번진 ‘패스트(fast)’ 트렌드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박상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오면서 ‘삶의 질’ 위주로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홈퍼니싱 시장은 한국의 소비시장 내 미개척 시장으로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