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오랜 부진의 늪에서 드디어 탈출했다. 애플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017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784억 달러(약 91조1008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772억5000만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3.36달러로, 역시 시장 전망치인 3.21달러를 뛰어넘었다. 매출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이로써 애플은 4개 분기 만에 매출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아이폰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7829만 대로, 리서치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의 추정치 7742만 대를 웃돌았다. 서비스 부문 매출도 71억7000만 달러에 달해 전문가 예상치 69억1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애플은 주당 57센트의 현금 배당도 결정했다.
지난해 애플은 3개 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하는 등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1년 이후 최악의 해를 보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7 시리즈의 판매 호조가 애플에 다시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연말 쇼핑시즌에 애플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다는 사실에 흥분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아이폰을 팔았으며 아이폰과 애플워치, 맥컴퓨터, 서비스 부문 모두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고 자축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북미와 서유럽, 일본과 호주 등에서 아이폰은 두자릿수의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며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매출은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성장 둔화가 진정된 것에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번 회계 2분기에 매출이 515억~53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전망 537억9000만 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그러나 애플은 실적 전망치를 다소 보수적으로 잡는 경향이 있어 투자 심리에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날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덕에 애플 주가는 나스닥 정규거래에서 0.2% 하락으로 마감하고 나서 시간외 거래에서는 최대 3.2%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