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에도 이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와 관련해 아베는 이날 오전 참의원(상원)에 출석해 “TPP가 가진 경제적이고 전략적인 중요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TPP는 앞으로 펼쳐질 다른 통상협정의 모델이자 21세기의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다”며 “일본과 유럽연합(EU)의 경제연계협정(EPA)과 중국을 포함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의 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관방 부장관은 “미국이 없다면 이익의 근본적인 균형을 맞추기 힘들다”며 “TPP에서 미국을 제외하는 것으로 협정을 수정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아베 총리가 전날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전화회담을 갖고 TPP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베는 일본 내에서도 TPP와 관련해 농부들을 중심으로 반대에 부딪혔으나 중국을 견제하고 아베노믹스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아베 총리가 중국이 주도하는 RCEP를 거론했으나 일본 관리들은 RCEP에 지적재산권 보호 등 TPP에 포함된 중요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세코 경제산업상은 전날 트럼프가 일본의 자동차 부문을 대표적 무역 불공정 사례로 꼽은 것에 대해 “일본은 미국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관세 이외 다른 측면에서도 우리는 미국차를 일본차와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다. 기회가 생긴다면 이를 미국 측에 설명하고 싶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