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근시장 맞수인 대한제강과 한국철강은 전방산업인 건설업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 속에 불안한 2017년을 맞고 있다.
대한제강과 한국철강은 점유율 변화가 크지 않은 철근시장에서 3~4위를 차지하는 맞수 기업이다. ‘빅2’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각각 20~30%대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대한제강과 한국철강이 각각 10~15%의 점유율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작년 연간 매출액은 대한제강이 8702억 원, 한국철강이 6559억 원으로 각각 추정되고 있다. 매출액은 대한제강이 많지만 증시 시가총액 면에서는 한국철강이 3408억 원으로 대한제강의 2337억 원보다 앞선다.
실적만 보면 대한제강과 한국철강은 지난해 괜찮은 한 해를 보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제강의 1~3분기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407억 원으로 전년 동기(297억 원)와 비교해 37.1% 증가했다. 한국철강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42억 원에서 449억 원으로 1.4%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대한제강이 2.1%포인트, 한국철강이 0.8%포인트 개선됐다. 비교 대상인 2015년에 국내 철근산업이 호황을 맞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준수한 실적이다. 증권사들의 지난해 전체 실적 추정치는 대한제강이 716억 원, 한국철강이 629억 원이다.
다만 양호한 실적에도 두 회사의 주가는 기를 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전방산업인 건설업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미래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선행성을 띤다”며 “철근산업은 전방산업인 건설산업과 100% 연동되는데 2017~2018년 국내 건설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양사의 주가는 작년 4월 말까지 오름세를 보인 뒤 연말까지 쭉 내림세를 보였다. 10일 현재 대한제강 주가는 9470원으로 최근 1년 내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4월 29일(1만1850원)보다 20.08% 떨어졌다. 현재 주가가 3만7000원인 한국철강도 최근 1년 고점인 작년 4월 29일(5만2500원)과 비교해 29.52% 떨어져 낙폭이 더 컸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두 회사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국내 아파트 건설 시장이 과거 2년에 비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철강가격과 고철가격의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상승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마진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철근가격을 인상해야 하지만 건설사들이 가격 인상을 수용할 만한 여건도 아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시장이 침체됐던 2011~2014년에 철근회사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면서 “건설업은 위축되고 원재료인 고철가격은 오르고 있어 앞뒤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