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정책위의장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후 국회에서 정책협의회를 열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장기화 사태와 급등하는 물가 등에 대한 대책을 점검한다.
새누리당 이현재·더불어민주당 윤호중·국민의당 조배숙·개혁보수신당(가칭)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5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유일호 부총리를 불러 이같이 첫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갖기로 합의했다.
윤호중 의장은 회동 후 취재진들과 만나 “첫 상견례를 겸해 각종 현안에 대한 정부 측의 보고를 받기로 했다”며 “AI 피해보상을 어떻게 할지, 설 물가까지 물가 대책 그리고 가계부채 문제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시장금리 등에 대해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분당 사태 후 원내 4당 체제로 개편된 국회와 정부가 처음 머리를 맞대고 긴급 현안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건 AI 사태 해결책과 물가 안정책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AI는 전국 10개 시도의 37개 시군으로 퍼졌고, 4일 기준 국내 전체 사육 가금류(1억6525만 마리)의 18.3%인 3033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일평균 60만 마리꼴이다. 이는 사상 최단기 최대 피해로, 살처분에 따른 축산농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 살처분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과 민간인 등의 고통 호소도 심각해져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 명절을 앞두고 치솟고 있는 장바구니 물가도 골칫거리다. AI 사태로 인한 달걀값 인상과 함께 채소·식용유·주류의 가격이 껑충 뛰고 있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13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도 주요한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가계부채가 15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정부 가계부채 대책이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 때문이다.
여야정은 그러나 새누리당에서 주장해 온 추가경정예산 관련 논의는 의제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야당이 1, 2월 임시국회에서의 논의를 강력 요구하고 있는 이른바 개혁입법에 대해서도 별다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윤 의장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