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가 낮은 가격으로 숙소를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은 ‘세금’ 때문이라고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자체 분석을 통해 에어비앤비의 숙박 가격이 호텔보다 최대 3분의 1 저렴한 것은 에어비앤비에 유리한 세금 체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영국 런던에서 두드러진다. 영국의 경우 호텔 사업자에 높은 재산세와 부가가치세(VAT)를 부과하는 반면 홈셰어링(home sharing)이나 소규모 사업자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VAT와 재산세는 일반적인 런던 호텔 방 가격의 최대 17%를 차지한다. 반면 에어비앤비 숙박의 VAT는 최저 0.6%다. 이는 영국이 연간 8만3000파운드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에만 과세하기 때문이다. 또한, 재산세는 런던의 평균적인 주택에는 하루 3파운드가 안 되지만 런던의 하루 숙박료 100파운드짜리 호텔 방에 부과되는 재산세는 5∼8파운드에 달한다. 이런 VAT와 재산세 차이는 런던에서 에어비앤비 대신 호텔을 이용하는 추가 비용의 3분의 1가량에 달한다.
그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에어비앤비가 급부상하자 호텔업계는 에어비앤비가 세금을 적게 내고 위생에서 화재 안전에 이르기까지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부당한 경쟁을 한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점점 호텔과 경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지난해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의 에어비앤비 이용자 49%가 호텔 숙박을 에어비앤비로 대체했다고 답했다.
호텔산업이 에어비앤비로부터 받는 위협은 기업가치에서도 나타난다. 메리어트인터내셔널호텔의 시가총액은 340억 달러. 에어비앤비는 최근의 자금 유치를 통해 몸값이 3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으며 기존 호텔 업체 시총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매출 부문에서 둘의 성장세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난다. 지난해 1월 런던의 호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 감소한 4456만 달러였지만 에어비앤비 매출은 286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82% 급증했다.
에어비앤비는 기존 숙박업계와 규제 당국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세계 각지에서 여행세를 걷고 있다. 최근에는 런던과 암스테르담에서 호스트의 연간 임차 기간을 90일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올해 런던에서 감소할 에어비앤비의 매출은 4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FT는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