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는 올해 스마트폰의 위기를 맞았으나, 반도체와 가전이 호황기를 맞으며 실적을 만회했다. 특히 자동차 전장사업이 미래 유망사업으로 부상하며, 경쟁적인 투자가 이뤄진 한 해이기도 했다.
올해 전자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였다. 삼성전자가 8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은 출시 당시 최고의 폰으로 칭송받으며, 역대 최고의 초기 판매 성과를 거뒀지만, 잇달은 발화 사고로 2달 만에 단종되는 아픔을 겪었다. 10월 단종 이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갤럭시노트7은 총 430만 대에 달했다. 국내에서만 약 50만 대가 판매됐다.
삼성전자는 첫 발화 사태 이후 1차 리콜을 실시했지만, 이후에도 발화 사건이 계속 발생하자 430만 대 전량 회수에 나섰다. 이로 인한 손실은 약 7조 원대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발화 원인을 정확히 파악,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는 ‘갤럭시S8’에 사활을 걸 계획이다.
LG전자는 주력 단말 ‘G5’의 흥행 실패로 MC부문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 또한 어둡다. 이에 LG전자는 지난 7월 MC사업본부 13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PMO’ 조직을 신설하는 등 뼈를 깎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두 회사의 스마트폰 사업이 위기에 빠진 반면, 가전사업은 호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2조310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조250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1조 원을 돌파했다.
반도체 역시 가격 상승의 훈풍을 등에 업고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은 4조 원을 돌파, 최대 4조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3분기(3조6600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부터 실적이 호조세로 돌아섰고, 4분기 역시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전장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올해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9조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LG 역시 그룹 차원에서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