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치의 경제계 개입으로 인한 대기업ㆍ중소기업간 자원분배의 왜곡에 대해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와 함께 내년도 조기 대선 공약에 반영할 수 있는 중소기업 정책과제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박 회장은 최순실 사태와 대우해양조선 구조조정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이 인사에 개입하면서 자원 배분이 왜곡됐다”며 “사양 산업인 제조업에 몇백 조가 계속 투입된다면 내년 철강 관련 쪽이 터지고 그다음은 석유화학 순으로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기업에 돈이 20년째 들어가니까 고용도 안되고 서비스 산업도 안된다”며 “경쟁력 안 되는 건 부도 처리하고 새로운 산업으로 이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들도 당당하게 대기업한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검토하는 중”이라며 “어음제도 문제, 계열사 간 지급 보증 문제 등 검토중인 핵심 정책이 안착되면 경제 인프라는 상당히 선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대기업도 정부도 아닌 중소기업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전망에 대해 “상반기는 정치 일정 때문에 아무 일도 못할 것이고 집권당에서 정책 잡는 데만 1년 걸릴 것”이라며 “방향성 없는 경제 주체들이 자체적으로 살아남아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이미 경제계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중소기업계가 몇 달 동안 작업한 게 있다”며 “지금 공론화하기는 이르고 연초에 발표할 것”이라고 중소기업계가 대선 공약 준비 작업과 국회를 통한 입법 활동을 진행 중임을 밝혔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300개 중소제조서비스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도 사자성어도 공개했다. 사자성어로 풀어 본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가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선택했다. 파부침주(破釜沈舟)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다. 사기 항우본기에 나오는 말로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