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디자인특허 소송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삼성이 애플에 지불해야 할 배상액이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대법원은 6일(현지시간) 양사의 디자인특허 배생액 규모의 적정성과 관련한 상고심 판결에서 대법관 8명 만장일치로 삼성의 승소를 결정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결정이 삼성이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 디자인을 베꼈다는 2012년 판결을 뒤집지는 않겠지만 애플에 물어야 할 배상액이 바뀔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전에 삼성은 애플 디자인특허를 3건 침해한 혐의로 3억9900만 달러(약 4672억 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사건을 다시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두 스마트폰 리더가 5년간 벌여왔던 특허소송이 더 길어지게 됐다고 FT는 덧붙였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날 판결로 스마트폰과 같은 복잡한 제품에서 특허 침해 분쟁 당사자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 산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로펀 폴리&라드너의 릭 매케너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는 “디자인특허 침해 손해배상 계산이 앞으로 수년간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디자인특허 상고심을 맡은 것은 100여 년 만에 처음이어서 지난 10월 심리가 열렸을 때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디자이너 진영은 129년 전 미국 의회의 “제품을 파는 것은 디자인”이라는 선언을 인용하면서 애플 편에 섰다. 반면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복잡한 기술이 들어가는 스마트폰 판매로 나온 이익 전부를 디자인특허 침해 이유로 반납해야 한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라며 삼성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