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포화 시장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동남아 제약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경제 성장과 맞물려 의약품 시장의 성장은 물론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다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매력적인 시장으로 손꼽힌다.
5일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회사가 지난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수출한 의약품 규모는 3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베트남은 한국 의약품 수출 규모가 1663억 원에 달해 일본, 터키, 헝가리, 중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았다. 인도네시아(436억 원), 대만(364억 원), 싱가포르(285억 원), 말레이시아(196억 원) 등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국내 제약사 수출 상위 20개국에 포함됐다.
국내 제약사들이 동남아 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와 비교해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수출 사업이 쉽다는 점에 기인한다. 또 이들 국가는 인구 증가는 물론 경제의 성장으로 의약품 시장도 성장세에 있다. 실제 베트남 의약품 시장은 2015년 약 6조 원으로 추산되며 2019년까지 매년 평균 13.8% 성장해 8조7000억 원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경제 성장이 급속하게 이뤄지면서 식습관의 서구화로 만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해 의약품 시장 규모도 그에 따라서 커지고 있다”며 “또 일부 국가에서는 판매 허가에 국내 임상시험 자료로 대체하는 예도 있는 등 수출에 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며 현지보다 제약산업이 선진화된 한국산 의약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웅제약은 2017년부터 고지혈증치료제를 동남아 4개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기술료를 포함해 10년간 계약금은 728억 원 규모다. 대웅제약은 이와 함께 태국,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등 현지에 해외지사, 연구소, 공장을 설립·운영하고 있으며, 나보타, 우루사 등도 수출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지난 5월 다국적 제약사와 함께 동남아 13개국에 2846만 달러 규모의 이뇨복합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한 달 뒤에는 고혈압치료제인 실니디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6개국에 10년간 7300만 달러 규모의 완제품을 순차적으로 공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