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민투표 D-2...주목해야 할 포인트 5가지는

입력 2016-12-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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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총리의 정치생명이 달린 개헌 국민투표가 오는 4일(현지시간) 실시된다. 이번 국민투표는 단순히 한 개별국가의 헌법을 개정하는 투표를 넘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만큼이나 유럽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국민투표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5가지를 선정해 소개했다.

◇ 무엇에 대한 국민투표인가= 이번 국민투표는 현재 315명인 상원의원을 100명 줄이고, 상원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것에 대해 찬반을 묻는 투표다. 국민투표가 가결되면 입법 권한은 하원에 집중된다. 현재 상원과 하원이 동등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보니 각종 법안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자 렌치 총리가 제안했다. 헌법 개정안은 가까스로 상·하원을 통과했고, 국민투표를 통한 최종 승인만이 남았다.

◇ 국민투표 결과가 왜 중요한가= 렌치 총리는 해당 헌법 개정안이 정부 정책이 안정되게 집행될 뿐만 아니라 입법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렌치 총리는 또 현재 이탈리아 경제에 시급한 각종 경제 개혁 관련 법안을 신속하게 진행해 경기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개헌 반대파는 단순히 하원 규모만 줄인다고 해서 의회의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 이탈리아 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개헌안을 통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권한의 이중구조가 제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권한 이중구조는 수년 전 지방자치 단체에 일련의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발생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중구조는 이탈리아의 관료주의를 악화시키는 결과만 낳았다.

◇ 개헌 국민투표 부결될 가능성은= 2주 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개헌안 찬성과 반대 비율은 5대8이었다. 다만 최근 2주 사이 이렇다 할 여론조사가 진행되지 않아 그 사이 민심이 어떻게 바뀌었을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20% 가까이 아직 개헌안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말해 이들이 실제 투표 당일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 국민투표 이후 이탈리아 정국은 어디로= 렌치 총리는 이번 국민투표에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었다. 그는 국민투표가 부결될 경우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해왔다. 부결되면 렌치 총리는 이르면 5일 사임 의사를 표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이탈리아의 정치는 물론 경제가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개헌 국민투표가 부결될 경우 한때 부도 위기에 몰렸던 이탈리아 3대 은행 몬테 데이 파스키 데 시에나(BMPS)를 포함해 8곳의 은행들이 줄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투표 부결로 렌치 정권이 위기를 맞을 경우 부채 재조정 과정 중인 BMPS의 자금 수혈이 실패로 돌아가고, 중소 은행들이 증자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최근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포퓰리즘이 이탈리아에서도 확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좌파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은 헌법개정안 투표가 부결된다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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