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냉난방 시스템 업체 캐리어(Carrier Corp.)가 멕시코 에어컨 공장 이전 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트럼프는 자신이 줄곧 강조해왔던 공약 중 하나를 처음으로 이행하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캐리어는 인디애나 소재 공장의 총 2100개의 일자리 중 절반에 달하는 1000개의 일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이하 유나이티드)의 냉난방 장비 제조 사업부인 캐리어는 올해 초 멕시코 몬테레이로 생산 라인을 이전해 약 1400개의 일자리도 멕시코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캐리어가 멕시코 공장 이전을 철회한 배경에는 트럼프 측의 잔류 압박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선 기간 낸 캐리어의 멕시코 이전 계획은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의 공격 대상이었다. 트럼프는 캐리어와 같은 제조업체들이 생산라인을 멕시코 등 해외로 옮기면서 미국의 일자리를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아웃소싱을 하는 기업들에 패널티를 주겠다고 공약했다. 캐리어 입장에서는 트럼프 차기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캐리어의 모회사인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유나이티드는 매출 56억 달러(5조 8415억원)의 10%는 미국 연방 정부에 의지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유나이티드의 최대 고객사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인디애나에서 1000개의 일자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이 회사는 정부로부터 새로운 인센티브를 받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내달 1일 인디애나로 날아가 캐리어와의 구체적 합의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 측과 캐리어와 모회사 유나이티드는 수주 동안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긴밀하게 소통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인디애나 주지사인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이번 협상을 주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저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목요일(12월 1일)은 인디애나와 훌륭한 주(州)에 사는 위대한 노동자에 있어서 의미 있는 날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의 회사와 일자리를 지켜낼 것. 캐리어 측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글을 남겼다. 이보다 앞서 트럼프는 추수감사절인 27일 캐리어 측과 협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캐리어 측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당사는 트럼프 당선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과 인디애나의 100개의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합의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