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희<사진> 전 숙명여대 예술대학원(국악과) 교수는 건조하지만 냉철한 어조로 현 국정농단 사태를 비판했다. 나아가 최순실 측근 차은택의 문화계 전횡이 예술계 곳곳에 스며들었고, 자신 역시 이 과정의 ‘정신적 피해자’였음을 고백했다.
현재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했던 차은택 씨의 외삼촌 김상률(숙명여대 교수) 전 교육문화수석은 부인 오모 씨를 숙명여대 국악과 교수로 앉히는 데 힘을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무형문화재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양승희 전 숙대 교수는 오 씨에게 자리를 내주고 학교를 떠나야 했던 피해자였다.
겸임교수였던 양 씨에게 “학교를 떠나 달라”고 했던 같은 과 송혜진 교수는 김 전 수석의 부인이 초빙교수가 되면서 국악방송 대표에 올랐다. 그녀는 차은택 주도로 설립된 미르재단의 이사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 전 교수는 “겸임교수직을 맡기 전, 총장과 학장 등의 인터뷰까지 있었다”면서 “그러나 후임으로 자리에 오른 오 교수는 별다른 인터뷰 없이 초빙교수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양 전 교수는 또 오모 씨가 교수에 오른 이유를 납득하지 못했다. 그는 “대학별로 무형문화재를 교수로 데려오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강사가 무형문화재를 밀어내고 교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예술계에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우리 사회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문화와 순수예술 분야까지 권력과 특정 세력의 전횡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혜진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양 전 교수는) 학기가 마무리되면서 계약기간이 끝났고, 재위촉을 안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