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소용량·소포장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과거보다 양이 많고 큰 대용량 식품에 부담을 느끼면서 외식, 도시락, 배달 음식의 이용이 많아지자 적정량과 편의성을 높인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7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9명(90,4%)은 소용량 식품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과 올해 7월에 걸쳐 최근 1~2개월 동안 식품을 직접 구매해 본 경험이 있는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반면 소용량 식품이 별로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은 6.2%,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은 0.3%에 그쳤다.
사이즈를 줄인 제품은 개봉 후 눅눅해지거나 변질하기 쉬운 제품군에서 활발하게 이뤄진다. 농심 켈로그는 500~600g짜리 시리얼이 대세였던 한국에서 최근 40g 이하의 소포장 팩을 내놓았다. 바쁜 아침으로 식사를 거르는 직장인들을 위해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지난 9월 출시한 ‘스페셜K 스페셜팩’은 1회 제공량이 40g으로 개별 포장돼 체중 조절에 관심 있는 소비자에게 인기가 좋다.
한 손에 들 수 있는 ‘컵푸드’도 인기다. 1인 가구에서는 구매한 과일의 양이 많아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위해 편의점 CU는 ‘과일 한컵 달콤한 믹스·새콤한 믹스’를 출시해 여러 가지 과일을 씻은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한 컵에 담았다. 사과, 오렌지, 포도 등 다양한 과일을 한 번에 곁들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컵푸드는 양에 대한 부담이 덜하고 먹기 간편해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이 재출시되기도 한다. 빙그레 ‘엑설런트 바닐라의 꿈’은 1988년부터 이어진 낱개 종이 포장 대신 컵 형태의 용기를 적용했다. 이 중 컵 재질로, 체온에 의해 제품이 녹는 것을 방지했다. 큰 컵의 다른 아이스크림에 비해 양에 대한 부담이 적고, 숟가락이 함께 동봉돼 있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1인 가구 트렌드에 따라 하루 적정량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간식도 있기다. 청과 브랜드 돌(Dole)의 ‘후룻&넛츠 블랙라벨’은 호두·마카다미아 등 견과류에 비타민이 풍부한 건망고, 변비 예방에 좋은 푸룬(말린 자두)을 넣은 ‘데일리넛(한줌견과)’ 제품이다. 맛과 영양은 물론 작은 사이즈로 책상 앞에서뿐만 아니라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자 성향 등의 사회적인 트렌드로 업계는 최근 소포장 제품과 해당 제품 패키지 기획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러한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더욱 다양한 품목의 ‘컵푸드’ 제품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