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올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에게 더 무섭게 인식되고 있다.
뉴욕증시 S&P500지수는 4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2% 하락한 2085.18로 9거래일 연속 떨어지면서 1980년 12월 11일 이후 36년 만에 최장 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9거래일째 올라 사상 최장 기간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수는 현재 22.5로 10년 평균치 21을 웃돌고 있다. 이 지수가 오른다는 의미는 앞으로 30일 안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투자자들이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이날 나온 고용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16만1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을 밑돌았으나 8월과 9월 수치가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5.0%에서 4.9%로 떨어졌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2.8% 올라 7년 4개월 만에 최대폭의 인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면서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더욱 부각됐다. 뉴욕증시가 무려 9거래일간 하락했으나 이 기간 S&P 하락폭은 3.1%로, 1980년 당시 9.4%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앞다퉈 시장에서 빠져나오려는 것보다 대선 결과를 관망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대선 불안감에 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돌아서고 있다.
메건 그린 마누라이프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대선 불안감이 전반적으로 시장에 퍼져 있다”며 “과거에 우리는 강세와 약세장을 논했지만 이제 많은 투자자가 단지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호지스 호지스캐피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수주간 증시 변동에 대비해 현금 포지션을 확대했다”며 “만일 대선 결과가 놀랍게 나오면 주가가 5%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이기면 S&P지수가 3~5% 떨어지고 미국 경기가 후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며 “그의 보호무역주의적인 자세 등이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