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의 최대 해외 ‘빅딜’인 중국화공집단공사(켐차이나)의 스위스 종자업체 신젠타 합병안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신젠타와 켐차이나는 유럽 당국에 유럽시장 반독점 우려 해소방안 제출을 시한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제출 시한은 지난 21일이었다. 당초 유럽 당국은 21일까지 제출서류를 받고 28일 이를 검토한 후 이를 승인할지, 아니면 심층조사에 들어갈 것인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만약 심층조사 쪽으로 결론이 났다면 조사는 길게는 수개월까지 걸리고 당국이 절충안을 요구하게 된다. 문제는 양사가 해소방안을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으면서 합병안이 연기되거나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게 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신젠타 측은 “유럽당국과 합병안과 관련해 건설적인 논의를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새로운 소식은 25일에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젠타 주가는 5% 넘게 급락했다. 앞서 신젠타는 합병 절차가 올해 말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로 인해 합병이 무산되기보다는 합병 절차가 예상보다 더 지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더헬비아 에쿼티리서치는 “정치적인 개입행동은 합병 절차에서 항상 예견되는 일”이라면서 “이번 빅딜이 위험에 처해있다고는 보지는 않지만 ‘2016년 말 합병 마무리’라는 회사 목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신젠타와 켐차이나 합병 절차가 내년 상반기에나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월 켐차이나는 430억 달러 전액현금으로 신젠타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병안은 현재 유럽연합(EU)을 포함해 미국 브라질 등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농화학산업 분야에는 기업 인수·합병(M&A) 붐이 일고 있다. 다우케미칼은 지난해 말 듀폰을 인수했으며 EU는 경쟁업체인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안에 대해 심층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우와 듀폰의 합병안이 당국의 승인을 받으려면 대규모 절충안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화학업체 바이엘도 미국 종자업체 몬산토도 지난 9월 66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반독점 규제 전문 변호사들은 켐차이나와 신젠타의 합병안은 서로 보완적 성격이 강한 편이어서 다른 농화학 업체들의 빅딜보다는 당국이 까다롭게 규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