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지배 체제 강화 및 2022년 이후 장기집권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이번 회의는 내년 이맘때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제19차 당대회의 전초전 성격이어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은 통상 5년마다 당대회를 열고 그사이 7차례의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7중전회는 당대회 직전에 열리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6중전회가 2012년 말 출범한 시진핑 1기 체제의 마지막 전체회의인 셈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6중전회를 앞두고 당원들에게 충성심을 강조하고 리더십의 불일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지난주 1930년대 홍군의 대장정을 강조하는 기획물을 일제히 내보냈다. 이어 시 주석은 지난 21일 열린 대장정 80주년 기념식에서 “오늘날은 새로운 대장정의 시기”라며 “우리는 당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기율을 계속해서 엄격하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WSJ는 리더십 교체를 앞두고 당내 정치적 불화를 참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라고 풀이했다.
신문은 이번 6중전회의 테마가 기율 강화로, 시진핑이 집권 이후 계속 추진해온 반부패 운동을 다시 강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난 4년여 간의 부정부패 척결로 100만 명 이상의 당 간부와 정부 관리들이 처벌받고 내년 리더십 교체를 앞둔 상황에서 시진핑이 당 고위층에 그의 편을 대거 합류시킬 기회가 생긴 것이다.
독일 베를린 소재 메르카토르중국연구소의 마티어스 스테판 전문가는 “이번 6중전회는 중국 공산당에 중요한 1년을 알리는 시작”이라며 “당은 리더십 전환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을 잡고자 분투할 것이며 시진핑의 통치스타일을 확인할 기회도 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19차 당대회에서는 중국 최고 지도부인 7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시진핑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7상8하(七上八下, 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원칙에 따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 중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에 69세가 되는 왕치산이 원칙을 깨고 유임하면 시진핑도 2022년 이후에도 권력을 거머쥘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현 상무위원들의 뒤를 이을 새 얼굴의 등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에도 현 주석의 1기 체제가 끝나는 시점에 열린 당대회에서 그다음 지도부의 수장이 될 인사들이 상무위원에 올랐다. 2007년 당대회에서도 시 주석과 리 총리가 상무위원으로 전격 발탁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진핑의 장기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새 상무위원 중에 차기 지도자 후보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리더십의 교체는 이뤄지지만 시진핑의 뒤를 잇는 후계자보다는 그를 보좌할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 부각된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