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11일 (현지시간) 자신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향해 비난의 ‘폭풍 트윗’을 올렸다. CNN은 대선을 4주 앞두고 트럼프가 본인에게 결코 이득이 될 수 없는 ‘가미카제’ 식 공격에 나섰다고 표현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9시 16분부터 자정을 넘은 1시까지 총 6개의 트윗을 올렸다. 그는 첫 트윗에서 “폴 라이언을 포함한 사람들이 지지를 철회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트윗에서는 폴 라이언에 대해 “매우 나약하고 무력한 지도자”라고 묘사했다. 이어서 트럼프는 “나를 옥죄던 족쇄가 풀렸다”라며 “내 방식으로 미국을 위해 싸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등을 돌린 공화당원들을 향해 분노도 가감 없이 표현했다. 그는 “공화당 사람들의 배신이 힐러리보다 내게는 더 어려운 존재”라며 “그들은 이기는 법을 모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내가 그들을 가르치겠다”라고 일갈했다.
트럼프의 분노 트윗은 지난 7일 과거 음담패설 영상이 파문을 일으키며 라이언 의장과 30여 명의 공화당 인사들이 지지를 철회한 데 대한 반발에서 비롯했다. 라이언 의장은 2차 TV 토론 다음 날인 10일 하원의원들과의 회의에서 “트럼프를 방어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대신 라이언 의장은 의원들에게 각자 지역구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사실상 대선은 포기하고 총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라이언 의장과 반대로 지지를 유지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와 ‘정권 인수 위원장’을 맡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대표적이다. 펜스는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 강조했다.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 트럼프의 경쟁자였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도 “클린턴이 당선하는 것은 재앙이기에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대선을 4주 남기고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0%가 넘었다. 11일 미국의 비영리단체 공공종교연구소(PRRI)와 애틀랜틱이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공동 여론조사 (10월5∼9일)에 따르면 클린턴은 49%의 지지를 얻었다. 트럼프는 이보다 11% 포인트 낮은 38%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