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초유의 글로벌 리콜 조치에 이어, 글로벌 판매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당장의 실리보다는 제품 안정성을 우선시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달 2일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은 ‘고객 안전’을 강조하며 글로벌 리콜을 발표, 뼈아픈 리콜 비용을 감수하기로 했다. 당시 수 조원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잘못을 스스로 인정해 글로벌 기업다운 결단이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고객들은 한 번 더 삼성전자를 믿고 환불보다 교환에 무게를 두고 교환 프로그램에 응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교환을 선택했으며, 환불(개통 철회)을 원한 사용자의 비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조기 수습 기대와 달리 교환된 새 제품에서도 발화 이슈가 발생하자,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졌다. 현재까지 주요 언론매체 보도를 통해 알려진 새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례는 미국 5건, 한국 1건, 중국 1건, 대만 1건 등이다.
이에 따라 삼성은 다시 한 번 품질 관리를 위해 공급량 조정에 나섰다. 9일 글로벌 생산 중단에 이어 이날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리며 다시 한 번 손실을 감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사태 수습과 판매 재개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노트7을 사용 중인 고객 여러분들을 위해 사업자, 거래선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타 제품으로의 교환과 환불 등 판매 중단에 따르는 후속 조치는 이른 시간 내 세부 내용을 결정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후속 조치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심,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어 삼성전자는 “고객, 거래선, 파트너 여러분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인해 삼성전자 매출에 당장 부정적 영향이 있겠지만, 리콜에 이은 생산 중단이란 과감한 선제적 조치가 앞으로 신뢰도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