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만 3세 미만 영유아가 접종받을 수 있는 4가 독감백신 개발에 나섰다. 내년 독감백신 접종 시즌을 겨냥해 접종 연령대를 넓힌 제품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SK케미칼은 만 6~35개월의 소아를 대상으로 ‘NBP607-QIV’(세포배양 인플루엔자백신 주-4가)의 유효성(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3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NBP607-QIV’는 세포배양 방식으로 만든 4가 독감백신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지난해부터 국내 처음으로 4가 독감백신 ‘플루아릭스테트라’를 출시했다. 올해에는 녹십자(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와 SK케미칼(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도 4가 독감백신을 각각 내놓았다.
독감백신 업체들은 점차적으로 3가백신보다는 4가백신 생산·공급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올해 공급량 모두 4가백신으로 채웠고, SK케미칼은 보건소 입찰 물량을 제외한 민간 의료기관 공급물량은 모두 4가 백신을 내놓는다. 시장 점유율 1위 녹십자는 올해 3가백신과 4가백신을 각각 절반 정도 출시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매된 4가 독감백신은 3세 이상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현재로서는 3세 미만 영유아는 3가백신만 접종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만 3세 미만을 타깃으로 한 4가 독감백신 개발에 돌입한 것은 SK케미칼이 처음이다. 현재 점차적으로 4가 독감백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올 가을과 겨울 임상시험을 통해 만 3세 미만에도 접종이 가능한 4가 독감백신을 개발, 내년 이후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노림수다.
독감백신 임상시험의 경우 백신 접종 시기에 집중적으로 수행하지 않으면 피험자를 확보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녹십자도 3세 미만에 대한 4가 독감백신 임상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이 유정란 방식으로 만든 백신인 반면 SK케미칼의 4가 독감백신은 세포배양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세포배양 백신은 개나 돼지의 세포로 만든 백신을 말한다. 유정란 백신은 확보한 유정란의 양에 따라 생산량이 좌우되거나 조류 독감과 같은 외부 오염이 발생하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세포배양 백신은 단기간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외부 오염에도 안전해 긴급 상황을 대비한 차세대 백신으로 평가받는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영유아에도 접종할 수 있는 안전한 4가 독감백신을 개발, 내년 이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