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애플과 삼성전자간의 특허소송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법원은 이날 전원합의체 재심리 판결에서 ‘밀어서 잠금해제’ 등 스마트폰 핵심 특허 3건을 삼성이 침해했다는 애플의 주장을 인정하면서 지난 2월 세 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패널이 내렸던 판결을 뒤집었다. 이에 삼성이 애플에 1억1960만 달러(약 1334억 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2014년 배심원 평결이 살아나게 됐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날 11명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8대 3으로 애플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지난 2월 판결이 항소 과정에서 제기되지 않았던 사안이나 소송 기록에 담긴 범위 이상의 정보를 토대로 이뤄졌다며 무효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법원이 인정한 특허는 화면 링크를 두드리면 다른 정보에 접근이 가능한 기능,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 단어 입력 시 오타를 자동으로 고쳐 완성해주는 기능 등이다. 법원은 삼성의 디지털사진 처리 관련 특허를 애플이 침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삼성의 손을 들어줬지만 배상액은 15만8400달러에 불과했다.
이번 재판은 애플과 삼성이 폭넓게 벌이는 특허전쟁의 일부다. 양사는 오는 11일 삼성이 애플 아이폰의 디자인을 침해했다는 별도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맞붙는다. 삼성은 고객들이 디자인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기능을 보고 제품을 선택했다며 디자인 특허 관련 배상액 3억9900만 달러는 너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이 아이폰의 개척적인 디자인을 베꼈으면서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 대법원이 디자인 특허와 관련된 사안을 다루는 것은 10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