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5개 대기업이 서울 시내의 신규면세점 3곳의 운영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워커힐면세점을 제외한 4곳이 강남 지역을 면세점 입지로 택해 인근에서 경쟁력을 겨루는 불꽃 튀는 ‘강남 대전’이 예고된 가운데 저마다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전일 마감된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의 운영권에 대한 일반경쟁입찰에는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신세계디에프 등 5곳이 신청서를 냈다.
가장 먼저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월드타워점 부활을 노리는 롯데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이 들어선 롯데월드몰에 호텔부터 수족관, 영화, 문화콘서트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갖춰져 있는 만큼 ‘관광문화단지’를 콘셉트로 내세웠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이 다른 면세점과 차별화된 점은 들어오는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랜드마크 빌딩’으로 해외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와 같은 처지인 SK네트웍스는 도심형 리조트 콘셉트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다른 도심 면세점으로는 대체 불가한 SK워커힐면세점만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새로운 내일을 열기 위해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를 지을 계획”이라며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찾는 관광객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면세점 또한 5500평 이상의 규모로 선보여 규모와 매출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총 15층인 아이파크타워의 1~6층까지 약 1만3000㎡ 공간을 면세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정보기술(IT)을 적용해 ‘디지털 혁신 면세점’을 선보인다는 전략이 차별화 요소다. 특허를 획득할 경우 면세점에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MR·Merged Reality) 기술을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일 방침이다.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고속버스터미널 등과 연결된 반포동 센트럴시티를 면세점 입지로 점찍었다. 센트럴시티 중앙부에 약 1만3500㎡ 규모로 면세점을 조성해 기존 쇼핑·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운영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센트럴시티는 ‘랜드마크 면세점’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는 ‘마인드마크 면세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신규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은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신규 면세점 입지로 내세웠다. 도심공항을 활용한 편리한 교통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유통업 노하우로 쌓은 경쟁력을 내세워 면세점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