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이끄는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독자 브랜드를 동시다발적으로 내놓으면서 흑자전환에 나서고 있다. 8월 이후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신규 브랜드를 잇따라 론칭한데다, 스타필드 하남점 개장으로 수익 개선에 긍정적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9% 감소한 110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해 1억8900만 원의 손실을 봤다.
원래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사업을 전개해온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패션산업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신규 브랜드를 활발하게 론칭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정 총괄사장이 지난 4월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지분을 맞교환한 이후 독자 경영에 나서면서 주특기 분야인 패션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수입 브랜드 강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폰타나 밀라노 1915’를 론칭하고,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특화 매장)를 열었다. 폰타나 밀라노는 최고급 가죽과 럭셔리한 디자인을 앞세운 브랜드로 루이비통보다 고가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독특한 디자인과 맞춤 제작으로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는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안야 힌드마치’를 개점하고, 이번 달 말에는 힙합 패션으로 유명한 미국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스타터’를 론칭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 플랫폼 ‘SI빌리지’를 구축해 마르니, 아르마니, 메종마르지엘라, 브루넬로쿠치넬리 등 해외 명품을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이와 동시에 독자적으로 제작한 브랜드도 강화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는 수입 브랜드에 비해 마진율이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신세계인터네셔날 입장에서는 매출 확대와 백화점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사업이다. 자체 브랜드는 남성복 중심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의 1호점은 스타필드 하남에 자리잡았다. 신세계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등으로 점포를 확대해 내년 말까지 10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2년 인수한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에서 ‘코모도스퀘어’에 이어 지난달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스튜디오’를 새롭게 론칭했다. ‘코모도스퀘어’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통돼 지난해 330억 원의 매출을 내며 2년 만에 30% 이상 성장했다. 패션과 미용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점점 늘어나는 트렌드를 겨냥한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여성복의 경우 원마일웨어 ‘V라운지’를 론칭했다. 지난 1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에 매장을 열었다. 이 브랜드는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옷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독립경영을 시작한 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계열사 중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그룹사 채널이 확장되고 별도 투자 없이 브랜드 입점이 가능한 스타필드 하남 오픈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