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팜은 1972년에 설립되어 동물의약품, 동물백신치료제, 바이오비료 등의 제조업과 관련한 각종 용역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유전자 조작 및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재조합 백신의 개발 그리고 동물질병진단센터 운영 등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들보다 현재의 코미팜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코미팜이 개발하고 있는 항암제이자 암성통증치료제인 ‘코미녹스 – Kominox’이다. 이 약의 세계화를 위해 코미팜은 호주에 Komipharm Intenational Australia Pty. LTD., 미국에 Kominox, Inc. 및 Komipharm International America, Inc.를 자회사로 두고있다.
코미팜 코미녹스에 대한 호주 승인
호주에서 임상2상 마무리단계에 있는 ‘코미녹스’는 호주정부의 특별공급정책에 의해 2014년 11월부터 A타입 특별공급의약품(*의사의 처방전에 의거 공급하고 환자 개별의 사후보고를 호주식약청에 제출하는 조건)으로 제한적으로 공급하고 있었다. 지난 9월 7일, 코미팜은 호주 식약처로부터 코미녹스에 대한 호주 시장 내 코미녹스(PAX-1)의 공급 허가를 획득하였고, 이 때문에 주가가 큰 폭으로 요동쳤다. 임상중인 신약에 대하여 특별공급에서 일반공급이 되는 것은 약의 가치에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호주 식약처는 호주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기존약으로 통증치료가 불가능한 암 환자들에 대하여, 대안의약품으로 ’코미녹스(PAX-1)’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암 종에 따라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암 종에 관계없이, 그리고 1차 치료부터 말기 치료까지 적용범위를 광범위하게 허가받은 것이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임상적 측면에서도 코미팜에 긍정적인 이익을 주는 승인이다. 암 종별로 항암효과, 암성통증에 대한 효과, 암전이의 예방 효과 모두에 있어 약효의 입증 기회이자, 데이터 수집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코미팜, 비소화합물의 비애
코미팜의 양용진 회장은 지난 9월초 ‘주주님께 드리는 글’에서 대한민국 보건당국 및 금융당국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해당 글에서는 기본적으로 ‘독극물’로 인지되고 있는 비소화합물을 이용하여 신약을 만드는 것에 대하여 당국으로부터 받게 된 여러가지 의심과 제한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담고 있었다. 마찬가지 많은 반-코미팜 투자자들 역시 코미녹스가 비소화합물이라는 이유로 사기성 높은 신약이라 평가절하한 사례가 많다.
이러한 서운함이 반영되었는지, 코미팜은 호주에서보다 훨씬 더 제한적인 조건으로 진행되고 있던 한국에서의 임상과 응급의약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운함을 걷어내더라도 호주임상에 집중하는 것이 회사의 이익측면에서 훨씬 더 긍정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비소는 쉽게 구할 수 있고 하얀 가루형태라 밀가루 또는 설탕에 섞기가 쉬웠다. 의문사로 남은 많은 살인사건의 주인공이 이 비소다. 삼산화비소(As2O3)를 뜻하는 ‘비상’은 동서양 모두에서 사람을 독살하는 데에 자주 사용된 독성이 아주 큰 물질이다. 사극에서 왕이 사약을 내릴 때 부자 또는 비상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비상을 ‘독약의 왕’ 또는 ‘왕의 독약’이라 불렀다. 반대로 고전을 통해 황화비소(As2S3)는 ‘웅황’이라 불렸으며 살균 및 해독에 있어 상약(上藥)약으로 분류되어 쓰인 바 확인할 수 있다.
비소화합물인 ’비상’의 독성은 매우 강하나, 낮은 용량의 ‘비상’은 오래 전부터 Fowler’s solution이라 불리며 만성골수성백혈병을 포함한 다양한 암 종의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으며, 근대에는 급성전골수성백혈병(APL)의 치료제 개발되어 사용되었다. APL은 파종성혈관내응고(DIC)에 의한 출혈경향을 특징으로 하는 백혈병 중 하나이다.
실제로 ‘비상(As2O3)’을 성분으로 하는 트리세녹스(Trisenox Inj.)는 성인 불응성 또는 재발성 급성전골수성 백혈병환자의 관해유도 또는 공고요법에 적응증을 받아 사용중인 약물이다. 또 하나의 비소화합물로는 ‘살바르산 – Salvarsan(C12H12As2N2O2)’이 있는데, 이는 최초의 화합요법제로서 과거에, 성병인 매독 특효약으로 그리고 아프리카 수면병에 사용된 바 있다. 최고의 독극물인 비소화합물이 반대로는 다양하게 약물로써 사용되었고,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코미녹스(PAX-1)에 대하여
‘코미녹스’(성분명 : Sodium metaarsenite, NaAsO2)는 비소계 화합물로, 물에 대한 용해도와 생체 흡수율이 높아 경구용 항암제로 개발중인 약품이다. 코미녹스는 텔로미어 서열에 직접 결합하여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텔로미어란 세포의 염색체 끝단에 존재하여, 세포분열이 지속됨에 따라 이의 반복 수가 짧아지며 세포의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반복서열이다.
암세포는 세포분열을 해도 이러한 텔로미어의 감축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텔로미어를 타겟으로 하여 개발된 많은 ‘텔로미어 활성 억제제’계열 항암 신약들은 텔로미어의 altenative lengthening기전에 의해 약효가 ‘무효화’ 되었는데, 코미녹스는 텔로미어 서열에 직접 결합하여 빠르게 텔로미어를 소실시키고 암세포의 세포노화와 세포사멸을 유도하여 이러한 ‘무효화’를 타개하는 것으로 회사측은 설명한다.
코미녹스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은 암세포에 대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텔로미어가 짧은 암세포를 갖고 있는 환자들이 암의 진행에 있어 훨씬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였을 때 코미녹스의 이 같은 특징은 또한 유의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텔로미어 길이가 짧은 PC3 암세포를, 코미녹스로 72시간 처리하여 크게 소실시킨 실험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코미녹스는 암줄기세포를 감소시키는 기전도 포함하고 있다. 이 또한 다양한 약제들의 내성암세포들에 대해 진행된 암세포-군집형성 실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코미녹스’의 암성통증치료제로의 개발
앞에서는 ‘코미녹스’의 항암기전에 대해 말해보았는데, 실제로 호주에서 코미녹스의 요구적응증은 ‘암성통증치료제’에 있다. 코미팜은 코미녹스의 전립선 암에 대한 독일 임상 1상 과정 중 진통효과를 확인하였고 ‘비마약성 진통제’ 또는 ‘암성통증치료제’로 방향을 잡아 본격적으로 개발을 추진해왔다. 사실 진통효과는 항암제 코미녹스의 부가적인 소득물이었는데 지금과 같은 결과는 자연스레 주와 객이 전도된 모습이다.
‘코미녹스’는 병원에서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제가 아니라 처방받아 집에서 복용하는 경구용 제제라는 점. 암성통증치료제로 방향을 잡으면, 큰 부작용이 없는 한 모든 암 종에 대해 그리고 모든 단계에 암 환자에 대해 자연스러운 공급이 이뤄질 거라는 점. 그리고 기존의 약물을 개량한 것이 아니라, 원천적 신약이라는 점 등이 코미녹스의 표상적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마치며
“독성이 없는 약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약은 곧 독이다.” 중세 스위스 의학자 파라셀수스가 남긴 말이다. 모든 약은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개념 ‘독도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해 신약 코미녹스는 거짓 또는 사기로 치부될 뻔 했다. 아름다운 창조를 위해서는 편견의 시각을 벗을 필요가 있다.
‘코미녹스’가 세계적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비상하길 기원한다. 다음은 양 회장이 지난 9월초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주주님께 드리는 글'의 일부 내용이다. 그동안 주가조작 등 수많은 조사를 진행한 관계당국에 대한 서운함이 배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