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세계 최대의 비료업체가 탄생한다. 포타쉬 코퍼레이션 오브 사스캐치완(이하 포타쉬)이 경쟁업체인 아그리움과 합병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사의 합병은 반독점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만 통과하면 내년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FT에 따르면 양사는 ‘동등 합병(merger of equals)’ 방식으로 합병하며, 합병 후 시가총액은 약 300억 달러(약 33조 원)에 이르러 비료업계 최대가 된다. 합병 후 탄생하는 새 회사의 지분율은 포타쉬가 52%, 아그리움이 48%다. 포타쉬 주주는 회사 주식 1주당 합병회사 주식 0.4주를 받게 되고, 아그리움 주주는 2.23주를 받는다.
이번 포타쉬와 아그리움의 합병은 최근 농화학산업 분야에 부는 기업 인수·합병(M&A) 붐과 궤를 같이 한다. 앞서 다우케미칼은 듀폰을 1300억 달러에 인수했고, 중국화공집단공사(켐차이나)는 신젠타를 440억 달러에 손에 넣었다. 켐차이나와 신젠타의 합병은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승인까지 받은 상황이다. 또한 독일 화학업체 바이엘과 미국 종자업체 몬산토의 560억 달러 규모의 합병도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비료업계는 공급 과잉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2013년에는 러시아와 벨라루시아 생산업체를 포함한 공급 카르텔이 와해하면서 핵심 시장인 남미와 아시아 지역에서의 비료가격이 50% 넘게 떨어졌다. 주가 및 상품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포타쉬는 지난해 독일 화학비료업체 K+S 인수에 실패한 뒤 합병 대상을 물색해오다 아그리움을 낙점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합병에 대해, 반독점 당국의 승인도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컨설팅업체 인테이커리서치의 올리버 해트필드는 “두 회사의 합병안이 당국의 시장 독점 우려를 살 정도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비료업계 자체가 경쟁이 엄청난데다 과잉 투자가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타쉬는 이번 합병으로 아그리움의 비료와 씨앗, 기타 비료 관련 제품의 소매판매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올들어 6월까지 아그리움의 소매판매 부문은 전년 동월 대비 3.6% 증가한 81억 달러의 수익을 냈다. 아그리움은 포타쉬의 제품까지 포함하게 되면서 판매 품목을 늘리고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