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대규모 글로벌 인수·합병(M&A)에 따른 막대한 부채 영향으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놓여 있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소프트뱅크의 신용등급 강등을 고려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신용등급은 이미 ‘투자부적격(투기)’ 등급에 속하는 ‘Ba1’이다. 무디스는 소프트뱅크의 영국 반도체설계회사 ARM홀딩스 인수안이 이날을 기점으로 발효되면서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7월 ARM홀딩스를 243억 파운드(약 35조7166억원)에 인수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소프트뱅크의 부채는 총 1150억 달러였다. 이는 이 회사의 조정 순이익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7월 ARM를 인수하면서 이 부채 규모는 더 늘어났을 것이란 게 무디스의 설명이다. 무디스는 소프트뱅크의 부채가 조정 순이익의 5.5배가 넘으면 신용등급 강등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야나세 모토키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의 부채규모가 우리의 예상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이는 결국 전반적인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당장 부채 규모가 우리의 예상보다 넘는다고 해서 바로 신용등급 강등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해당 부채 규모를 일정기간 유지한다면 향후 수년간 소프트뱅크가 부채 규모를 축소할 능력이 있는지를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달 최소 3500억 엔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후순위채 채권 발행 주요 타깃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채권 분할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이 모두 2018년 말 만기가 돌아오는 1조7000억 엔 규모의 부채 상환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채권 발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올 들어 14% 올랐고,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비해 드는 보험 비용 또한 같은 기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추후 12개 내에 지급을 불이행할 리스크 역시 올해 초 0.3%에서 0.5%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