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들의 믿음과 일반 국민의 인식 차이에 가로놓여 있는 단단한 벽을 허무는 일을 하지 않고서는 사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2일 임기를 시작한 신임 김재형(51·사법연수원 18기) 대법관은 이날 오전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학자 출신의 김 대법관은 "이론과 실무가 단절된 채 자족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법은 법전과 체계 속에 갇힌 틀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채워야 할 빈 공간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복(60·11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김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수료 후 판사로 임관했지만 3년 6개월 여만에 사직하고 1995년부터 강단에 섰다. 파산 분야와 인격권 분야 등에서 연구 성과를 인정받으며 일찌감치 학자 출신의 양창수(64·6기)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거론됐다.
김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대체복무제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히고 동성혼에 대해서도 "국민의 인식과 성 소수자의 행복추구권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소신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