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 불안에 앞다퉈 달러화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 규모가 지난 8월에 140억5000만 달러(약 15조7149억 원)로 전년과 2014년의 동월에 비해 두 배 컸다고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8월은 일반적으로 여름휴가 때문에 채권 신규 발행 활동이 둔화하는 시기다.
이는 기업들이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현재의 우호적인 시장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은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쓰기 때문에 자금이 신흥시장 채권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는 아시아 채권자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주는 효과로 이어졌다.
JP모건체이스의 아시아크레디트지수에 따르면 아시아의 투자등급 채권 평균 수익률은 3.38%로 연초 대비 0.84%포인트 떨어졌으며 투기(정크)등급 채권은 6.41%로 1.61%포인트 하락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낮은 자금조달 비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전까지는 채권 발행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연초 채권 발행이 예년보다 위축됐으나 지난달은 왕성해 연준 금리인상이 있기 전에 아시아에서 서둘러 채권을 발행하려는 움직임이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초 부진 영향으로 아시아 지역의 올 들어 8월까지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 규모는 1267억 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7% 줄었다.
한편 올해 아시아에서 발행된 달러화 채권의 약 절반이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으로부터 왔다고 WSJ는 전했다. 그 중 한 곳이 부동산 개발과 고속도로 운영업체인 로드킹인프라스트럭처다. 이 업체는 지난달 3일 5% 금리에 3년 만기 회사채 4억5000만 달러를 발행했으며 같은 달 30일 5년 만기 회사채를 4.70% 금리에 발행해 5억 달러를 조달했다. 뒤에 발행한 회사채 만기가 이전보다 길지만 금리가 오히려 낮게 적용된 것은 그만큼 아시아 채권에 대한 수요가 활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