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 대선] 트럼프 ‘초강경·무관용’이민정책 발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70)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초강경 이민정책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이민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불법이민 범죄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정책을 펼칠 것”이라면서 “이제 불법 이민자 검거·석방이라는 악순환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멕시코 불법 이민자에 대해서는 “멕시코 접경지역에 대장벽을 세울 것”이라면서 “(멕시코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 장벽의 건설비용은 멕시코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회담 후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강경자세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멕시코 접경지역에 거대 장벽 건설과 함께 이민심사 과정에서 사상검증, 연방이민세관국(ICE) 산하 불법 이민 추방 관련 부서 설치, 비자법 강화 등 이민정책 10가지 공약을 내놨다.

트럼프는 이민정책을 공개하기 직전 니에토 대통령의 초대로 멕시코 땅을 밟았다. 그는 니에토 대통령과 불법이민과 무역에 대해 논의했으며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이 국경에 장벽을 설치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이번 회동에서 누가 장벽 건설 비용을 부담할 것인지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이민정책 공개 직전 니에토 대통령을 만난 것을 두고 이민과 무역에 관한 강경한 입장을 다소 수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니에토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트럼프가 이민정책을 다소 완화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으로 돌아온 트럼프는 원래의 불법이민에 대해 초강경 무관용이라는 입장을 다시한 번 강조하며 이런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그는 “외국인 범죄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면서 “내 정권에서는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민자는 그들이 온 나라로 돌아갈 때까지 구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난민 수용 정책과 관련해 “시리아 난민 수용은 미국 안전에 위험이 될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의 이민 정책은 매우 약하고 어리석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세계에게 전달하려는 우리의 메시지는 미국에 불법적으로 들어왔다면 절대 미국 시민이 되거나 법적 신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