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업계를 이끌고 있는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과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이 불경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으면서도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편의점만 놓고 보면 부러울 게 없지만, GS리테일은 슈퍼마켓 사업의 영업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BGF리테일은 골프장 사업이 전체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2분기 매출액은 1조8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 감소하며 679억 원에 그쳤다. 편의점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20%, 27% 성장했음에도 슈퍼마켓 등 기타 사업에서 영업적자액이 200억 원에 달해 역성장했다. 특히 슈퍼마켓 매출액은 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억 원 감소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편의점을 제외하고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슈퍼마켓 사업의 경우 연간 적자가 확실해지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2분기 GS리테일의 영업이익 감소는 슈퍼마켓 사업의 실적 부진이 주 원인으로, 슈퍼마켓 사업은 하반기에도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낮아 연간 영업적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 바통을 넘겨받은 허 사장은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밟아가고 있어, 슈퍼사업의 흑자전환이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또 다른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은 보광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보광이천 골프장이 골치다. 3년째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이곳을 올 2월 인수한다고 밝혔을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편의점과 사업 연관성이 낮아 우려를 표했었다. 홍 회장이 동생인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을 돕기 위한 인수·합병(M&A) 작품에 불과하다는 것.
몇 년째 적자를 내던 이 골프장은 2분기 실적이 흑자로 전환했지만 매출액이 39억 원, 영업이익이 16억 원을 기록해 투자 대비 실속이 없다는 평가다. 홍 회장이 투자한 돈만 1000억 원을 상회한다. 더욱이 골프장 사업은 김영란법 등의 여파로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홍 회장이 선언한 2020년 매출 10조 원 달성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4조3343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8.7%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1836억 원으로 47.9% 증가했다. 올 2분기에는 매출액이 1조2725억 원, 영업이익이 6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6%, 22.4% 늘었다. 신규점포 순증은 414개로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20년 매출 10조 원을 외친 홍 회장의 당찬 포부가 현실화하려면 계열사들의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