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앞으로 아이폰을 대기만 하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 결제가 가능해진다. 오는 9월에 등장할 최신 아이폰이 일본 소니의 펠리카 IC칩을 내장할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애플이 아직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새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곳곳에서 펠리카 대응을 확인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 인터뷰에서 한 업체 관계자는 “새 아이폰으로 일본에서 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며 “애플페이는 물론 이미 일본에서 인기 있는 서비스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당시 동석한 홍보 담당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애플의 이른바 ‘아이폰7’ 출시를 앞두고 ‘헤드폰 단자가 없어진다’‘새로운 색상이 추가된다’는 소문들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 관계자의 입에서 결제라는 말이 언급된 것이다.
이미 2년 전 등장한 아이폰6 이후 모델에는 애플이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는 국가는 영국 등 극히 일부 국가에 그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아직 기본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일본은 JR동일본의 ‘모바일 수이카’와 라쿠텐의 ‘라쿠텐 에디’, 세븐&아이홀딩스의 ‘나나코’ 등 모바일 전자화폐가 활성화됐지만 이들 모두 펠리카 규격을 사용해 애플페이에 채택된 표준 근거리무선통신(NFC)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에 일본에서 애플페이를 거의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차기 아이폰이 일본에서 제공하는 전자화폐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결국 일본 표준으로 통하는 소니 펠리카 칩을 탑재한다는 의미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JR동일본이 지난달 초 열었던 한 포럼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감지됐다. 당시 JR동일본의 야마다 하지메 이사는 “내년 4월 이후 대중교통에 쓰이는 GSMA의 NFC 단말기는 NFC-F도 구현한다”고 말했다. GSMA는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모여 결성한 협회이며 NFC-F는 사실상 소니의 펠리카 기술을 가리키는 것으로, GSMA와 NFC포럼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전철 등 교통요금 결제를 할 수 있도록 규격을 통일하려 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애플 입장에서도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전 세계에서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만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일본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이에 신문은 애플이 내년 4월 이후를 기다리지 않고 올해 모델에 미리 펠리카 칩을 탑재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아이폰에 펠리카 기술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