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단통법… ‘지원금 상한제 폐지’ 다시 도마에

입력 2016-08-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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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내용인 지원금 상한제 폐지 놓고 정부ㆍ학계ㆍ시민사회 대토론

정부가 이동통신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단통법의 핵심 내용인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ㆍ학계ㆍ시민사회 등에서 나오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국민 참여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단통법이 애초 취지와 달리 공정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며 지원금 상한제 폐지 등을 주장했다.

토론회에는 정부·학계·시민사회 등 관련 전문가 12명과 ‘국민 참여 패널’로 선정된 일반 시민 2명이 참석해 의견을 공유했다.

이날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통법의 입법 취지는 투명성 제고와 부당한 차별대우 금지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차별은 없어졌을지 모르지만, 국민은 예전보다 단말기를 비싼 가격에 사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마케팅비 부담이 줄면 이통사가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개연성이 커 결국 보조금을 받지 못한 소비자만 손해”라며 “단통법 일몰 시점을 앞당겨 폐지하고 장기적으로 요금 경쟁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엿다.

2014년 9월 시작한 단통법은 일몰법(3년)으로 내년 9월이면 자동 폐지된다.

단통법이 대형 통신사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3조5980억 원으로 2014년보다 87% 늘어난 반면 마케팅비는 8조8220억 원에서 7조8669억 원으로 11% 줄었다. 반면, 고객의 평균 가입 요금은 단통법 시행 전인 2013년 4만2565원에서 올해 1분기 3만9142원으로 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단통법으로 기대했던 단말기 가격 거품이 꺼지지 않았고, 통신요금도 인하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통신사 이익은 늘고, 중소 유통업자들의 고충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한선 폐지에 대해서는 학계와 다소 다른 시각을 보였다. 안 처장은 “보조금 상한제를 폐지하면, 보조금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한제 폐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상임이사는 “대형 유통망의 프로모션은 일종의 유사 보조금이지만, 법제 미비로 허용되는 반면 골목상권의 영업행위는 지원금 및 위약금 상한제 등 각종 규제로 인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통법으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회에서도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단통법 개정안은 3가지다.

심재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지원금 상한제 폐지이며, 신경민 의원 법안은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와 분리공시(이통사 지원금과 제조사 장려금 별도 공시) 도입이다. 또, 변재일 의원의 법안은 분리공시와 위약금 기준 및 한도 고시 등이다.

전영수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구형 단말기는 출고가를 내리기보다는 지원금을 더 많이 주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경우 위약금 폭탄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어 지원금 상한제와 위약금 상한제 폐지는 같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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