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디어 대기업 비아콤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끝났다. 경영권 분쟁의 핵심에 있던 필립 다우먼 비아콤 최고경영자(CEO)가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다우먼은 비아콤 설립자인 섬너 레드스톤(93)의 딸 샤리 레드스톤과 수개월째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섬너 레드스톤의 30년 지기이자 심복이었으며 지난 10년간 비아콤 CEO를 맡아왔다. 그러나 지난 5월 레드스톤이 사망하거나 사고 불능에 빠질 경우 재산을 관리할 신탁인 명단에서 자신과 조지 에이브럼스 비아콤 이사가 제외됐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샤리가 고령으로 사리분별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아버지를 속였다고 반발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다우먼은 샤리 측과 수개월간 합의 끝에 CEO 자리를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토머스 둘리 비아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밤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자신이 다우먼을 대신해 비아콤 회계연도가 끝나는 다음 달까지 임시 CEO를 맡는다고 밝혔다.
다우먼은 오는 9월 13일까지 비집행 회장을 맡고 약 7200만 달러(약 805억 원)를 받는 퇴직방안에 동의했다. 양측은 또 그동안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둘리 비아콤 임시 CEO는 “내셔널어뮤즈먼츠에서 뽑은 5명이 비아콤 이사회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셔널어뮤즈먼츠는 레드스톤이 세운 비아콤과 미국 방송국 CBS의 지주사로, 그 의결권은 약 80%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