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디어 대기업 비아콤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끝날 조짐이다.
필립 다우먼 비아콤 최고경영자(CEO)가 조만간 퇴진할 전망이라고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우먼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오랜 기간 그의 오른팔이자 비아콤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토머스 둘리가 임시 CEO를 맡는 방향으로 양측의 최종 협상이 진행됐고 WSJ는 전했다.
다우먼은 오는 9월 13일까지 비집행 회장 자리를 유지하며 자신이 보유한 파라마운트픽처스 지분을 비아콤 이사회에 매각하는 것도 허용된다. 합의 조건 중에는 다우먼이 약 7200만 달러(약 805억 원)를 받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둘리는 오는 9월 30일까지 임시 CEO를 맡으면서도 이후 그 뒤를 잇게 될 정식 CEO의 유력한 후보라고 WSJ는 설명했다.
다우먼이 물러나는 배경에는 비아콤 설립자인 섬너 레드스톤(93)의 딸인 샤리 레드스톤과의 갈등이 있다. 섬너 레드스톤은 파라마운트픽처스와 세계 최대 음악채널 MTV 등을 거느린 비아콤과 CBS방송을 세워 굴지의 미디어 대제국을 이룩했다. 현재 레드스톤의 내셔널어뮤즈먼츠그룹이 비아콤과 CBS방송 지분의 약 80%를 보유하고 있다.
다우먼은 비아콤에서 10년간 CEO를 맡아왔으며 지난 30년간 레드스톤의 심복이자 친구였다. 그러나 지난 5월 레드스톤의 유산 계획에서 그가 사망하거나 사고 불능에 빠질 경우 재산을 관리할 신탁 구성원에서 다우먼과 조지 에이브럼스 이사가 제외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분쟁이 일어났다. 레드스톤의 사고가 정상적이지 않은 가운데 딸인 샤리가 아버지를 조정하고 있다고 다우먼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경영권 분쟁의 승리가 샤리에게 돌아갔다고 WSJ는 전했다. 다이먼과 에이브럼스는 매사추세츠 법원에 제기했던 소송도 취하하기로 했다.
비아콤 이사회는 이날 밤 합의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으며 조만간 이를 공표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