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인기를 끌었던 국내 웹툰이 최근 특화된 유료 플랫폼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탑코믹스, 레진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스타트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국내는 물론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까지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료 웹툰 플랫폼 업체 탑코믹스는 연내 중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최근 콘텐츠 번역 작업에 들어갔다. 이 업체는 단순히 웹툰 콘텐츠만 공급하는 게 아니라, 자체 플랫폼 ‘탑툰’으로 현지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독자 플랫폼으로 중국에 진출하되, 현지에 좋은 파트너가 있을 경우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탑코믹스 관계자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중국에 플랫폼을 론칭할 계획”이라며 “중국은 규제가 심한 만큼, 성인물이 아닌 일반 웹툰으로 진출해야 하기 때문에 현지 콘텐츠 기업과 협력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탑코믹스는 2014년 설립된 유료 웹툰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 200억 원에 가입자 수 12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포털업체 웹툰과 달리, 성인 웹툰이라는 차별성을 둬 유료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부터 해외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중순엔 대만과 일본에 지사와 법인을 설립했다. 올 1월에도 프랑스 대표 웹툰 플랫폼 ‘델리툰’에 국내 제품을 수출했다.
탑툰과 함께 국내 유료 웹툰 시장을 이끌고 있는 ‘레진코믹스’도 해외 진출에 한창이다. 레진코믹스를 운영 중인 레진엔터테인먼트는 미국과 일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역시 국내 웹툰 콘텐츠를 자체 플랫폼을 통해 공급하는 식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일본 대형출판사인 ‘카도카와’를 통해 국내 인기 웹툰을 현지에서 단행본으로 출판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2013년 설립된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300억 원, 가입자 수는 700만 명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웹툰이 창출하는 총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200억 원이며, 오는 2018년엔 88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지난해 약 50개 유료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올 상반기 기준 살아남은 곳은 약 30곳에 불과하다. 네이버, 다음 등의 부분 유료 웹툰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유료 플랫폼 업체들은 나머지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다. 탑코믹스와 레진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선두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 창출에 나선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웹툰 시장은 과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군소 유료 플랫폼 업체들은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잠재력이 큰 중국, 만화시장의 상징적인 국가인 일본 등으로 적극적인 플랫폼 수출에 나선 탑코믹스, 레진엔터테인먼트가 향후 후발업체들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