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 굴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국영 반도체업체 우한신신(XMC) 지배지분을 인수했다고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 인수는 첨단 메모리칩 공장을 구축하려는 양사를 합쳐 효율성을 높이려는 중국 정부의 지시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XMC는 메모리칩 제조센터 건조를 위해 정부로부터 240억 달러(약 21조1900억 원)의 자금을 받았다. 칭화유니그룹은 해외 인수ㆍ합병(M&A)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인수하려다 실패했다. 칭화유니 또한 별도로 120억 달러 규모의 메모리칩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메모리칩을 생산할만한 역량이 없으며 이를 발전시키는 것은 정부의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WSJ는 설명했다.
중국 국립집적회로투자펀드가 이번 인수협상을 중개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설계업체인 칭화유니는 정부 고위 관리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XMC는 칭화유니보다 규모는 작지만 메모리칩 프로젝트는 국립집적회로투자펀드는 물론 정부 산하 리서치 기관인 중국과학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XMC가 국영기업이지만 민간 부문과 협조할 일이 많아 메모리칩 프로젝트를 칭화유니 산하에 두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WSJ는 전했다.
칭화유니의 반도체 생산 사업과 XMC가 합쳐져 창장스토리지테크놀로지라는 새 회사로 거듭 난다. 칭화유니가 창장스토리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고 국립집적회로투자펀드와 이 펀드를 지원하는 우한시 정부가 나머지 지분을 갖는다. 자오웨이궈 칭화유니 회장이 새 회사의 사장을 맡을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반도체는 수익성이 좋은 첨단기술산업을 육성해 중국 경제를 업그레이드시킨다는 정부 계획의 핵심이다. 중국 제조업체들이 세계 스마트폰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주로 수입한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반도체는 스마트폰 생산비의 약 3분의 1에서 절반을 차지하지만 조립비용은 2~4%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