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두-완다그룹, 파라마운트 쟁탈전?…문제는 비아콤 집안싸움

입력 2016-07-1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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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요 기업들이 영화의 본고장인 미국 할리우드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주 중국 부동산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다롄완다그룹이 미국 영화제작사 파라마운트 인수를 위해 모회사 비아콤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에 앞서 중국 최대의 인터넷 검색엔진인 바이두도 파라마운트 인수를 추진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바이두가 중국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기업인 DMG 엔터테인먼트 앤 미디어와 함께 파라마운트 주식 인수를 추진했으나 모회사인 비아콤 대주주 섬너 레드스톤 일가의 반대로 손을 뗐다고 말했다.

영화 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다롄완다그룹도 파라마운트 주식 49%를 인수하기 위해 비아콤과 협의했으나, 마찬가지로 레드스톤 일가의 반대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가에서는 파라마운트의 자산 가치를 80억~100억 달러 사이로 평가하고 있으나 다롄완다가 50억 달러를 제시하면서 퇴짜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비아콤의 필립 도만 최고경영자(CEO)는 파라마운트 지분을 일부 매각할 방침을 누차 표명해왔다. 다롄완다그룹은 파라마운트의 지분 절반을 인수함으로써 미국 영화산업계에서 존재감을 극대화할 계획이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고질라’ ‘워크래프트’ 등을 제작한 레전더리픽처스를 40억 달러 가량에 인수하기로 했고, 2012년에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관 체인 AMC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럽 최대 영화관 체인인 영국의 오디언 앤드 UCI 시네마를 1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다롄완다는 이미 중국에서 가장 큰 영화관 체인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의 영화 제국 야심에 비아콤의 집안싸움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았던 섬너 레드스톤과 그의 장녀 샤리 레드스톤이 손잡고 도만 CEO를 내쫓기로 하면서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올해로 93세인 섬너의 판단 능력이 정상인지 여부인데, 도만 CEO는 샤리가 판단 능력이 없는 섬너를 부추겨 자신을 쫓아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여기다 양측의 이해관계까지 얽혀있다. 도만은 사업 일부를 매각해 회사 주가를 올려 재임 중 실적으로 내세우고 싶은 반면, 섬너는 1994년 인수한 파라마운트가 비아콤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며 매각을 결사 반대하고 있다. 레드스톤 일가는 내셔널 어뮤즈먼트를 통해 비아콤의 의결권 있는 지분 80%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들이 동의를 얻지 못하면 회사의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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