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당국이 기업공개(IPO)를 신청하고 대기 중인 기업 명단을 대폭 축소한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부적격 기업을 추려내는 방식으로 현재 약 900개에 달하는 IPO 대기 명단 업체 수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시장이 소화하기에는 현재 IPO 대기 물량이 너무 크다”며 “이에 증감회는 기본적으로 많은 IPO 후보 기업들에 자진 탈퇴를 권유하거나 아예 축출해 그 압력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감회 내부적으로 IPO 대기 명단을 최대 3분의 1 가량 축소시키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증감회가 증권사들에 IPO 대기 명단 축소를 정식으로 지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이미 증감회로부터 관련 가이드라인을 받아서 자체적으로 IPO 프로세스를 진행할 기업을 추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여름 증시 혼란에 IPO 승인이 수개월간 중단되면서 대기 명단이 길어지게 됐다. 올해 IPO가 재개된 상태지만 경기둔화 등의 변수로 정체된 상태다. 증감회는 갑자기 이런 정체가 풀리면서 IPO 시장에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는 최근 안정을 찾기 시작한 중국증시가 다시 흔들릴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연초 증시 혼란이 재연되면서 지난 2월 샤오강 증감회 주석이 사임하고 류스위 농업은행 이사장이 후임으로 왔다. 이후 증감회는 IPO 승인 관련 빡빡했던 규제를 완화하려는 계획을 보류하는 등 증시 안정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증감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IPO 대기 명단에 오른 기업은 894개에 달한다. 지난달 증감회는 허위로 IPO를 신청하는 행위에 단속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사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증권사들에 경고도 내렸다. 증감회는 또 지난 1일 최근 3년간 환경보호법을 위반한 기업의 IPO를 금지한다는 지침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