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연내에 딜라이브의 재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들은 딜라이브의 대주주 국민유선방송투자(KCI)의 연체 이자 납부, KCI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 매각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채권단이 딜라이브 매각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시간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27일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수협은행이 딜라이브 및 KCI의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동의하면서 3년이란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케이블TV 사업 업황이 호황이 아닌 것을 고려하면 이 역시 길지 않은 시간이란 것이 채권단의 시각이다.
딜라이브의 분할 매각이 검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금 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이 회사의 지난해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는 2096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0.2% 감소했다. 2012년과 견주면 35.2% 줄었다. 통신업체들이 인터넷TV(IPTV)에 밀리면서 이익 규모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딜라이브를 지역별로 매각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일 것”이라며 “인수금융 만기 연장 작업이 끝나면 채권단에서 본격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딜라이브에 경영관리단도 파견할 예정이다. 2조1918억 원의 인수금융 중 8800억 원이 출자 전환되는 만큼 채권단이 회사 경영에 관여키로 한 것이다. 딜라이브의 대대적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반면, KCI를 설립해 딜라이브를 인수한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사실상 손을 떼게 됐다. MBK파트너스는 인수금융 만기를 연장하면서 고통 분담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부 채권단과의 관계가 어긋난 바 있다. 채권단은 딜라이브가 3조 원 중반 이상 가격에 매각되지 않는 한 원금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딜라이브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