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 현실화로 외화 단기자금시장 마저 출렁였다. 달러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FX스왑 포인트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장기 외화사정을 엿볼 수 있는 통화스왑(CRS) 금리도 급락했다. FX스왑과 CRS금리가 하락하거나 FX스왑이 급기야 마이너스로 간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에 달러가 부족함을 뜻한다.
국가 부도위험을 의미하는 CDS프리미엄도 급등했다. 그만큼 한국물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보험금을 더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CRS금리도 구간별로 13~15bp씩 급락했다. 1년물이 14bp 떨어진 1.020%로 지난해 9월30일 0.995% 이후 9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3년물도 13.5bp 내린 0.810%로 2011년 10월7일 0.66% 이후 4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다만 이자율스왑(IRS)금리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CRS와 IRS금리 차이인 스왑베이시스는 역전폭이 소폭 확대되는데 그쳤다. 1년구간은 8.2bp 확대된 -23.5bp를, 3년구간은 5bp 벌어진 39.0bp를 기록했다.
CDS프리미엄도 64bp로 전일대비 8~9bp 가량 올랐다. 장중에는 13bp 가량 급등하기도 했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9.7원 급등한 1179.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일일변동폭으로는 2011년 9월26일 29.8원 상승 이후 4년9개월만에 최대치다.
B외국계은행 스왑딜러도 “시장에서는 브렉시트 가능성을 10~20% 정도 수준에서 반영하는 수준이었다. 의외의 결과가 나오며 반대방향으로 크게 움직였다. 다만 원/달러 급등이 다른 나라 상승 수준이다. IRS금리도 채권 강세만큼 하락했다”며 “CRS금리 역시 최근 국내시장을 떠나는 몇몇 외국계은행 포지션이 겹쳤던 탓에 페이 포지션을 이번 이벤트에 급하게 처리하면서 급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FX스왑도 외국계은행들의 본점 자금 펀딩 금리에 변화가 생기며 힘들어지는 것을 반영했다. FX스왑을 셀앤바이(Sell&Buy)로 가져가기 부담이라는 점에서 FX스왑포인트 하락장에 정리했다. 에셋스왑 물량도 6개월에서 1년구간으로 계속 나오면서 장이 한쪽 방향으로 쏠렸다”며 “스왑베이시스도 확대됐지만 CDS 프리미엄 오름폭 수준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달러 부족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FX스왑포인트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트라우마가 있어서다.
앞선 A딜러는 “원/달러 환율이 계속 급등하는 상황이 온다면 FX스왑포인트가 마이너스로 갈 수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미국이 인상한다면 금리차가 더 축소된다는 점에서도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당장 마이너스로 가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예측했다.
B딜러도 “추가적으로 에셋스왑이 나오거나 외은들에게 달러 펀딩 이슈가 발생한다면 FX스왑포인트가 마이너스로 갈수 있다”면서도 “다만 FX스왑포인트가 마이너스로 갈때는 플로우 영향으로 한두달물보다는 1년쪽물이 더 빨리 가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그는 다만 “주말사이 국제공조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 브렉시트로 미국 7월 금리인상이 물건너 간 상황인데다 이미 금리인하를 한 한은이 당장 또 인하하기도 버거울 것으로 보여 FX스왑포인트가 당장 마이너스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