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 시장의 호황으로 대형건설사들의 실적도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실의 우려가 있는 채무보증 잔액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의 경우 자기자본에 비해 과도한 채무보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26일 대우건설은 3061억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채무보증은 자기자본대비 10.82% 규모다.
이번 채무보증으로 대우건설의 총 채무보증 잔액은 7조4463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16일 기준 자기자본인 2조8306억원의 263%에 달한다. 늘어나는 속도 역시 가파르다. 올초만 해도 채무보증 잔액은 7조12억원 수준이었지만 5개월여 만에 4000억원이 넘게 늘었다.
채무모증 잔액만으로도 다른 대형 상장사들보다 월등하게 액수가 많다. 현대건설의 경우 채무보증 잔액은 4조5346억원으로 자기자본 7조4912억원의 60%에 불과하다. 시평순위에서 대우건설보다 순위가 낮은 대림산업 역시 채무보증잔액은 2조2504억원에 불과하고 이는 자기자본(4조4652억원)의 50% 수준이다.
대우건설이 다른 대형사 대비 주택사업 물량이 많기 때문에 채무보증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최근 비율은 너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건설사의 채무보증잔액은 통상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계사 등에 대한 지급 보증으로 기업의 위험지표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당 기업의 경영상태가 악화될 경우 지급보증을 서 준 기업의 부채로 전가돼 재무구조가 악화될 우려가 높다. 이 경우 모기업까지 동반부실에 빠질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건설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채무보증으로 시행사가 영세한 경우 지급 보증을 서는 건설사가 빚을 떠안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는 PF를 우발채무로 분류한다.
추진 중인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관계사 등이 부실해질 경우 채무보증은 고스란히 건설사들이 떠안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건설사의 채무보증이 현재는 문제가 없더라도 보증을 제공한 회사의 경영이 악화될 경우 바로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채무보증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여전히 건설사들의 재무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지급보증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없지만 회사 자산규모에 비해 채무보증 금액이 지나치게 많은 기업의 경우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