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가 13일 공식 개원했다. 이날 오후 원구성이 끝나면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한다.
‘여소야대’와 ‘다당’ 체제라는 드문 정치 상황은 20대 국회에서 항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거대 양당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비슷한 의석수를 확보한 가운데, 38석인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당장은 야당이 유리해 보이지만, 사안에 따라 어떤 식의 합종연횡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정당 간 대립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임기 시작부터 상시 청문회를 허용하는 국회법을 두고 사생결단을 낼 것처럼 싸웠던 여야다. 국회법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어서 주요 갈등 요소로 꼽힌다. 또한 부실기업 구조조정, 노동개혁, 경제 활성화 등 정부여당의 추진과제와 야당의 경제 민주화 정책은 19대 국회 때부터 지속돼 온 화약고로, 사사건건 부딪힐 공산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런 특수한 정치지형을 고려해 ‘협치’를 재차 역설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개원연설에서 정치권의 협치가 민생 살리기의 첫걸음임을 강조하고, 경제 활성화 법안과 노동4법 등 밀린 국정과제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취임 후 다섯 번째로, 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각 4회)보다 많은 기록이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 이어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 및 지도부를 잇달아 찾아 환담을 나누고 현안에 대한 국회의 긴밀한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
청와대 측은 “의회 존중과 소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박 대통령”이라면서 “야당도 진정성을 갖고 응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국회가 최단 시일 원구성 기록을 세우며 임기개시 2주 만에 국회를 가동하는 등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회 고위 관계자는 “교섭 통로가 다양해져 접점을 찾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다양한 해법도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다당제를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만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