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서울에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가 올들어 최대 물량인 1만여 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전월 대비 20배에 달하는 물량으로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 단지다. 높은 전셋값과 뛰어난 입지 등에 힙입어 큰 양극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5일 부동산114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서울에는 12단지, 총 1만1113가구가 공급된다. 지난달(598가구)보다 1758% 늘어난 물량이자 올들어 가장 많은 가구수다.
당초 업계는 2분기 서울에서 △4월 2927가구 △5월 7978가구 △6월 5198가구가 공급돼 이달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지난달과 이달 공급량이 각각 1268가구, 598가구에 그치면서 내달 물량이 2배 가량 늘어났다. 이로써 서울의 2분기 신규 분양물량은 1만2979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주요 단지는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2차 아이파크'(1061가구)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1구역/5구역'(2501가구)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루체하임'(850가구) △동작구 흑석동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듀포레'(545가구) 등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4월은 총선, 5월은 임시공휴일 등으로 인한 나들이객 증가 등의 이유로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 일부 건설사들이 일정을 조정해 왔다"며 "하지만 계절적으로 장마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단지의 경우 6월에 분양될 가능성이 크고, 성공률이 높은 서울 재건축 물량이라고 해도 이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내달 서울에 공급되는 12개 단지 사업장 중 30%에 해당하는 단지가 첫째 주에 공급된다.
특히 부동산 업계는 서울 분양시장에서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지역의 신규 공급이 워낙 많지 않은데다 설계와 평면 등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무엇보다 입지적인 장점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 경기권 분양가와 매매가격이 서울 못지 않은 수준으로 치솟은 점도 실수요자들이 서울을 벗어나지 않게 하는 이유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과 서초로 각각 1173만원, 1035만원을 기록했다. 평당 가격은 3871만원, 3417만원이다. 특히 과천은 ㎡당 1034만원으로 평당가격이 3400만원을 넘어선다.
분양가를 넘어서는 서울 전셋값 수준도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입주한 아파트 중 전셋값이 분양가보다 높은 아파트는 14.3%에 달한다. 2013년 2.5%, 2014년 4.7%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전셋값이 분양가를 넘어서는 수도권 전체 아파트에서 서울은 14%를 차지하고 있다. 임차인들의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에 업계는 입지, 미래가치, 합리적인 가격이 이번 서울 재건축·재개발 물량의 흥행을 뒷받침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서울은 그동안 물량이 많지 않았던데다 재개발·재건축 물량은 입지가 우수한 곳이 대부분이어서 전반적으로 큰 관심을 얻게 될 것"이라며 "특히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신도시와 큰 차이가 없어 가격적인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