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한국닛산이 경유차량인 '캐시카이'의 배출가스를 임의 조작했다고 16일 밝혔다. 관련 모델은 르노의 디젤 엔진을 얹고 닛산의 CMF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르노삼성 QM5, 르노 콜레오스, 닛산 엑스트레일 등이 동일 플랫폼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폭스바겐 티구안 배출가스 조작을 적발한 이후 이를 전수조사로 확대해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경유차 20개 차종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한국닛산 캐시카이에서 임의조작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캐시카이는 르노-닛산그룹 닛산자동차가 제조했다. 프랑스 르노가 개발한 1.6ℓ급 디젤 엔진을 장착했고 한국닛산이 수입해 판매해왔다. 문제가된 차량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5월 11일까지 국내에서 814대가 팔린 유로6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캐시카이 차량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실내외 모두 배출가스 재순환장치가 작동 중단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배출가스 재순환장치는 배출가스 일부를 연소실로 재유입시켜 연소 온도를 낮춤으로써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장치이다. 2010년 이후 경유차에 주로 장착됐다.
문제가 된 캐시카이는 한국닛산이 국내시장에 선보인 첫 번째 디젤 SUV이기도 하다.
2006년 일본과 호주 시장에 각각 닛산 듀얼리스라는 이름으로 첫 출시됐다. 닛산 C 플랫폼을 바탕으로한 5도어 콤팩트 SUV다. 1.5~2.0리터 가솔린과 디젤을 갖췄고 문제가된 모델은 르노가 개발한 직렬 4기통 1.6리터 R9M(L4) 엔진을 얹고 있다.
2013년에 2세대 모델로 거듭났고 이듬해 5월 부산국제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데뷔했다.
2세대 모델은 1세대의 C플랫폼을 개선한 닛산 CMF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2세대 닛산 로그(르노삼성 QM5)와 3세대 닛산 X-트레일 역시 동일 플랫폼이다. 생산은 영국 선덜랜드, 중국 정저우 동풍닛산에서 이뤄지고 국내 수입분은 영국산이다.
문제가된 유로6 모델은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중단시점의 온도조건이 일반 주행에서 흔히 발생하는 엔진 흡기온도인 35도였다. 이것은 일반적인 운전조건에서 배출가스 부품의 기능 저하를 금지하고 있는 임의설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부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제작·수입사인 한국닛산에 임의설정 위반 사전 통지를 했다. 10일간 한국닛산의 의견을 들은 후 5월중 과징금 3억3000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아직 판매되지 않은 캐시카이 차량에는 판매정지명령을, 이미 판매된 814대에는 모두 리콜명령을 각각 내릴 계획이다.
또한 타케이코 키쿠치 한국닛산 사장을 제작차 배출허용기준 위반과 제작차 인증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한국닛산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닛산은 회사가 진출한 모든 시장의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데서 더 나아가, 그보다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캐시카이는 유럽에서 유로6 인증을 충족했듯이 한국에서도 적법한 인증절차를 통과했다”고 해명했다.